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끊임없이 불거지는 음악계 혼외자식 논란

Category : Column, Featured News, Prof. Lee's Music Note | 2013/10/16 | by. lee jaekyung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 설움, 현대판 홍길동이 21세기에도 이 땅 여기저기서 태어나는 모양이다. 대한민국을 검치공화국으로 만들어가며 절대권력의 정점을 찍은 검찰총장도 어느 신문사가 사운을 걸고 터트린 혼외자식 및 감찰 논란에 채 며칠도 버티지 못하고 윌 스미스 호위무사와 중도사퇴했다.

한 때 잘나가던 아나운서 출신 부대변인도 오랫동안 숨겨오던 가정사, 여성으로서 치부까지 드러내며 대형교회의 손자에 대한 친자확인소송을 제기해 나라 안팎을 떠들썩하게 했다. 최근 터진 일련의 혼외자식, 친자확인 소송 뉴스들은 6.25세대 이전에나 가능했던 축첩 문화의 재림을 외치는 듯하다.

일부일처제가 과연 인류에게 이상적인 가족제도인지 여부는 인류학자나 사회학자에게 문의할 일이다. 하지만 몰몬교 혹은 아프리카 부족사회가 아니라면, 평등한 인권의식에 반한다는 전제가 마음 편할 것 같다. 일부일처제의 틀에 맞춰가야 하는 세상만사, 인간의 일이라는 게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은 비단 정치인이나 재력가, 권력자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들의 감정을 흔들며 삶을 영위하는 음악인들에게 더 쉽게 일어나는 일인지도 모른다.

열일곱의 저스틴 비버부터 ‘정자보험’ 데이비드 리 로스까지

가장 충격적인 뉴스는 2년 전 태평양 너머에서 건너왔다. 최근 내한공연을 가져 더욱 유명세를 치루고 있는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를 상대로 어느 여성이 제기한 친자확인 소송이었다. 캐나다인 출신 그는 유튜브를 통해 발굴돼 10대들의 우상으로 떠오른 가수 겸 배우다. ‘Baby’ ‘Somebody to Love’ ‘One Time’ 등 히트곡으로 최근 몇 년 동안 엄청난 수익을 낸 스타 중 하나다.

그의 앳된 이미지를 사랑하던 팬들에게 2년 전의 친자확인 소송은 충격 그 자체였다. 저스틴이 친자확인의 대상이 아니다. 친자확인 소송의 피고 당사자다. 저스틴에게 친자확인 소송을 제기한 스무 살의 머라이어 이터(Mariah Yeater)의 협조 거부로 친자 확인 입증에 난항을 겪었지만 저스틴이 적극 나서 DNA 검사까지 마친 결과, 2011년 11월 친자확인 소송이 법원서 기각됐다.

유명세는 유명인들에게 항상 따라다는 모양이다. 생전에 아동성추행 여부로 시달렸던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은 죽어서도 혼외자식 논란에 휩쓸렸다. 노르웨이 출신의 오머 바티(Omer Bhatti)라는 힙합 가수가 자신이 마이클 잭슨의 사생아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마이클 잭슨 영결식에 유가족과 나란히 맨 앞줄에 앉아 있는 오머 바티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바티는 자신이 마이클 잭슨과 그의 팬이었던 노르웨이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이며, 마이클 잭슨이 1996년 ‘히스토리 투어’에서 자신을 처음 본 뒤 1997년 네버랜드에 초대해 몇 년 간 함께 지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마이클의 집에서 각각 운전수와 보모로 일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바티는 “잭슨과 함께 살 당시 잭슨의 무대에 올라 공연을 벌이거나 CF에 동반 출연하기도 했다. 유산분배에는 관심 없다. 단지 DNA 검사 등을 통해 친자 확인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말인즉슨, 마이클 잭슨이 자신의 진짜 아버지라는 사실만을 확인받고 싶다는 것인데 이를 믿을 사람이 얼마나 될지, 그에게 되묻고 있다.

코미디 배우 겸  ‘Party all the time’ 등으로 인기를 얻은 1980년대 가수인 에디 머피(Eddie Murphy)도 호형호부 시비의 주인공이다. 2007년, 그는 영화제작자이자 약혼녀인 트레이시 에드먼즈(Tracey McQuarn)와 결혼식을 올렸다. 그 결혼식은 꽤 소박했는데, 이는 스파이스 걸스(Spice Girls)의 멜라니 B(Melanie B)와의 혼외자식 추문 때문이었다.

외신에 의하면, 에디는 멜라니 B와 지난 2006년 열애했고 딸 엔젤 아이리스를 출산했다. 하지만 에디는 아이리스가 자신의 딸이 아니라고 부인하며 DNA 검사를 받았지만 결국 친자임이 밝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에디에 누리꾼들과 스파이스 걸스 멤버들의 맹비난이 이어졌다. 요즘 그는 행여 혼외자식에 대한 시비가 붙을까 조용하게 지내고 있는 중이다.

전설적인 록그룹 반 헤일런(Van Halen)의 보컬 데이비드 리 로스(David Lee Roth)는 기괴한 생활방식에 걸맞게 혼외자식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흥미로운 보호장치를 만들었다. 자신의 정자에 100만 달러(약 11억 원)짜리 보험을 든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데이비드가 목소리가 아닌 정자에 보험을 든 이유는 공연 때마다 몸을 던져대는 소녀팬들과의 하룻밤을 대비하기 위함이다. 최악의 경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친자확인 소송에서도 자신을 방어하고자 거액의 정자보험을 들었다는 것이다. 한국의 권력자들, 재력가들에게 판매해도 좋을 만큼 훌륭한 보험상품이 아닐 수 없다.

동방신기 시절 불거졌던 영웅재중의 슬픈 가족사

한국은 허리 아래 일은 건드리지 말라는 왜색의 잔재 때문인지 혼외자식 논란을 잠재우려는 문화가 팽배했다. 이에 대중음악계에 상당한 사생아들이 존재함에도 별다른 이슈 없이 지내왔다. 그러던 중, 2006년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릴 정도로 인기를 누리던 동방신기 멤버 영웅재중(본명 김재중)의 가슴 아픈 가족사가 친자확인 소송으로 처음 세상에 공개됐다. 또 다른 홍길동의 재림이 마냥 씁쓸하기만 했다. 

이 소송 전까지만 해도 김재중은 8명의 누나가 있는 집안의 막내아들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에게는 친부모가 따로 있었다. 당시는 김재중이 동방신기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을 때였기 때문에 친자확인 소송을 제기한 친모는 비난의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김재중의 친모가 털어놓은 사연은 이렇다. 아이를 지인에게 맡기고 멀리서 지켜봐오던 중 2003년 그의 자취를 놓쳤고 2004년에 동방신기라는 가수로 데뷔한 사실을 알게 됐다. 우여곡절을 겪은 후 20년만의 재회였다.

사실, 2005년 당시 그는 법적 입양이 되지 않아 이중 호적 상태였고 병역문제 해결을 위해 친생자부존재관계소를 제기한 상태였다. 이 중 친자확인 소송이라는 단편적인 부분만 부각된 씁쓸한 해프닝이었다.

실제로 김재중의 친부모와 양부모는 여전히 사이 좋게 지내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그 후 동방신기 전속계약 사태 때문에 더 이상 회자되지 않는 가십이지만 ‘무자식이 상팔자’를 외치고 싶은 최근 사태에 한번쯤 떠올리기 되는 여러 가지 사건 중 하나다.   

  • Add to favorites
  • Facebook
  • Twitter
  • Google Bookmarks
  • email
  • PDF
  • Print
  • MySpace
  • del.icio.us
  • Mixx
  • Yahoo! Buzz
  • RSS

text by 이재경(건국대 로스쿨 교수·변호사·사법연수원 25기) jack0420@empa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