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모르게 빠져들게 하는 섹시한 당신의 뼈마디: 척추미남

Category : Column, Featured News, Hwangme Fatale's Fetish | 2014/05/10 | by. hwang yuyoung

 

참 뜬금없게도 요가를 시작했다. 평생 운동이라고는 한 적도, 할 생각도 없었다. 불현듯, 꾸준하고 규칙적인 운동과는 거리가 멀었던 몹쓸 몸뚱이를 뒤늦게라도 챙겨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운동을 시작하기로 마음은 먹었으나 결정하는 과정은 시작부터 험난했다.

가장 손쉽게 시작할 수 있는 헬스는 지루하고 재미없다. 운동 신경 제로인 이들에게 격투기는 감당하기 버겁다. 끝까지 1순위는 검도였다. 검도가 무엇을 위해 좋은 운동인지는 전혀 상관없었다. 오로지 ‘간지’때문이었다. 뻔한 장면이지만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이 고민할 때마다 검도장을 찾는 이유 역시 이 때문이다. 도복을 입고 땀을 흘리는 모습이라니…참 뻔하지만 섹시하다.

호구 한 번 써보고 싶다는 유치한 생각에 검도로 마음을 굳혔지만 마지막에 가서 결국 포기해야했다.  상상 속 모습은 군청색 도복을 입고 땀을 흘리며 섹시하게 호구를 벗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처절했다.

동네 검도장에서 초등학생들과 대련을 해야 한다는 지인들의 경험담이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더했다. 게다가 도복은 세탁할 수 없기 때문에 운동한 후의 엄청난 땀 냄새에 대한 증언(?)은 결정타였다. 물론, 그 친구의 말이 사실인지 근거 없는 루머인지는 모르겠다.

요가를 통한 지옥체험, 자세와 습관의 문제다

그렇게 최종 낙점된 종목이 요가다. 요가를 할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한때 요가 비디오가 유행하던 시절, 집에서 따라해 본 적이 있는데, 학창시절 체력장 중 유연성 테스트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나에게는 버겁기 그지없는 고통의 시간이었다.

그 지옥을, 돈 들여가며 맛볼 생각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근력을 키우는 데 좋다는 동생의 꼬드김에 결국 넘어가버리고 말았다. 가장 매력적인 이유는 자세 교정에 좋다는 점이었다.

컴퓨터로 작업할 일이 많다보니 손목은 물론 손가락 마디마디가 욱씬거리고 어깨는 한 동안 악 소리가 절로 날 정도로 아팠다. 가만히 있어도 팔꿈치가 저릿저릿하기도 했다. 꾸준히 요가를 하면서 어깨 통증이 많이 사라졌다는 간증(?)을 듣고는 무모한 도전을 시작해버렸다.

이제 막 한 달을 채워가고 있지만 역시 요가는 지옥체험을 방불케 하는 운동이 분명하다. 매 수업마다 자상하게 다가와 다리를 찢고 허리를 누르는 선생님의 멱살을 잡고 싶은 생각이 절실한 지경이다. 요가는 성질 버리는 운동이라는 생각과 더불어 도대체 어떻게 살아온 건지 스스로의 신체에 대한 회의를 느끼곤 한다.

어깨는 비틀려있고 허리는 굽어있다. 같이 수업을 듣는 5~60대 아주머니들이 무릎에 머리를 착착 가져다 붙이면서 전사 자세니, 전갈 자세니 하는 기묘한 동작들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버둥거려보지만 도무지 몸이 말이 듣지를 않는다.

심각한 유연성 부족과 잘못된 자세로 어렵사리 꾸역꾸역 따라하는 모습을 향한 안쓰러운 시선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결국 자세와 습관의 문제다. 늘 구부정하게 앉아 다리를 꼬고 있는데 몸이 성할 리 없다.

척추미남은 몸치도 운동하게 한다

고통스러운 체험을 통해 자세와 습관의 소중함을 느껴선지 요즘 부쩍 자세가 좋은 남자들이 눈에 들어온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개를 쭉 내밀고 걷거나 구부정한 채로 앉아있는데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앉아있는 남자를 보면 그 사람 자체가 달라 보인다.

당당해보이고 반듯해 보인달까. 더불어 사랑해마지않는 셔츠를 단정히 입은 상태라면 더욱 그렇다. 꼿꼿하게 허리를 세운 척추미남들을 만나면 커다란 S자로 예쁘게 휘어있을 뼈마디들이 상상돼 설레기까지 한다.

현재 다니고 있는 요가 학원은 여성 전용이어서 남자 선생님이나 회원은 없다. 안내 데스크에 딱 한 명의 남자가 있는데 이 청년이 아주 훌륭한 척추 미남이다. 그저 학원 견학을 하러 갔다가 홀린 듯 10분 만에 3개월치 등록을 해버린 것도 그의 친절한 설명과 도드라진 척추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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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by 황유영 기자 alice350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