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 in Jazz , Jazz in Pop 이 보다 더 편안할 수 없다! 스무드 재즈

Category : Column, Come On! Common Jazz, Featured News | 2014/03/08 | by. tr5ublem

대체로 콘서트 전, 재미와 감동을 배가하기 위해 무대 위에서 연주될 곡을 미리 들어 보고 가는 편이 좋다. 하지만 예습 없이도 편안하고 즐겁게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뮤지션들의 콘서트도 있다. 지난 2월25일, 예술의 전당에서 4번째 내한 공연을 한 데이비드 베누아(David Benoit)의 경우가 그렇다.

예전 모 자동차 광고 카피처럼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베누아는 ‘소리 없이 강한’뮤지션이다. 이번 공연에서도 그는 ‘Waiting For Spring’ ‘Freedom At Midnight’ ‘Right Here, Right Now’ 등의 히트곡을 선보였다. 더불어 한국 팬들을 위한 드라마 <겨울연가>의 OST를 변주한 곡도 연주하며 객석을 메운 관객들을 매료시키기도 했다.

피아노 실력 외에도 잘생긴 외모, 열정적 무대매너, 멘트 중간 중간 잊지 않고 섞어 주는 위트까지 데이비드 베누아는 분명 여러 가지 매력을 지닌 뮤지션이다. 하지만 그 중 가장 큰 매력은 지향하는 음악, 스무드 재즈(Smooth Jazz) 그 자체다.

스무드 재즈는 이지 리스닝 재즈(Easy Listening Jazz, 귀를 편안하게 하는 재즈) 또는 엘리베이터 재즈(Elevator Jazz,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흐르는 부담 없는 음악)라 불린다. ‘장르’라고 하기엔 부족하다는 논란도 있지만, 스무드 재즈는 그 만큼 편안하고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장르의 음악이다.

록(Rock) 요소가 강했던 퓨전 재즈(Fusion Jazz)와는 탄생 시기도 비슷한 사촌 격이라 할 수 있다. 이에 스무드 재즈는 팝(Pop)의 성향이 짙은 재즈 혹은 그 반대로 표현해도 무방하다. 

스무드 재즈의 시대를 연 프로듀서 크리드 테일러와 뮤지션 그로버 워싱턴 주니어

스무드 재즈 탄생의 중심에는 프로듀서 크리드 테일러(Creed Taylor)가 있었다. 크리드 테일러는 1960년대 말 재즈 기타리스트 웨스 몽고메리(Wes Montgomery)를 발굴·기용해  ‘A Day In The Life’ ‘Eleanor Rigby’ ‘California Dreaming’ 등 기존의 팝 히트곡들을 재해석한 리메이크 앨범을 제작했다.

그는 1971년, 신예 색소폰 주자 그로버 워싱턴 주니어(Grover Washington Jr)의 데뷔 앨범인 [Inner City Blues, 1971]를 제작하기도 했다. 이 앨범 역시 기존의 재즈 스탠다드가 아닌 흑인 소울 가수 빌 위더스(Bill Withers)의 ‘Ain’t No Sunshine’ 같은 기존 팝곡을 수록해 대중과 평단, 모두로부터 찬사를 이끌어냈다.

크리드 테일러의 이 같은 일련 작업들은 한동안 ‘소울 재즈’ 혹은 ‘R&B 재즈’ 등의 명칭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태생부터 팝 성격이 강한, 듣기 편한 재즈라는 ‘스무드 재즈’의 개념을 확실히 탑재하고 있었다.

초창기 스무드 재즈의 슈퍼스타는 누가 뭐래도 그로버 워싱턴 주니어다. 그는 데뷔 앨범 성공 후에도 크리드 테일러와 여러 장의 앨범을 작업하다 1980년, 본인 최고의 히트 앨범 [Winelight]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그 유명한 ‘Just Two Of Us’를 비롯해 앨범과 동명인 ‘Winelight’ 등 수록곡 대부분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1981년에는 그래미 시상식에서 ‘베스트 재즈 퍼포먼스’ 상과 ‘베스트 컨템퍼러리’ 상을 차지하기도 한 이 앨범의 현재까지 누적판매고는 1천500만 장을 훌쩍 넘어선다. 그로버 워싱턴 주니어는 이 앨범으로 사실상 스무드 재즈 시대의 문을 활짝 열었다.

재즈든 아니든, 스무드 재즈는 여전히 감미롭다

이후로 피아니스트 밥 제임스(Bob James), 조 샘플(Joe Sample), 색소폰 연주자 데이비드 샌본(David Sanborn), 탐 스코트(Tom Scott) 등 대표적인 스무드 재즈 뮤지션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피아니스트 데이브 그루신(Dave Grusin)은 드러머 래리 로젠(Larry Rosen)과 의기투합해 그들의 이름을 딴 스무드 재즈 전문 레이블인 GRP(Grusin-Rosen-Production)를 설립했다.

이 레이블을 통해 리 릿나워(Lee Ritenour), 래리 칼튼(Larry Carlton), 옐로 재킷(Yellow Jackets), 스파이로 자이라(Spyro Gyra), 리핑스톤(The Rippingtons) 등 많은 뮤지션들과 세련된 도시풍 재즈가 선보였다. 재즈다 아니다 라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색소폰 연주자  케니 지(Kenny G) 역시 스무드 재즈를 이야기할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뮤지션이다.

스무드 재즈는 정통 재즈를 고집하는 뮤지션과 팬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재즈가 아니라는 논쟁에 휘말리곤 한다. 하지만 재즈가 오늘날 음반시장에서 그나마 한자리를 차지할 수 있도록 한 일등공신이 스무드 재즈라는 사실은 결코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재즈다 아니다 라는 고루한 논쟁과는 무관하게 스무드 재즈는 여전히 상큼하고 감미롭다. 더불어 듣는 이의 음악적 내공과도 무관하게 누구나 쉽게 다가가 즐길 수 있는 세련된 음악이기도 하다.

‘Soul Shadows’  조 샘플 Joe Sample

피아니스트 조 샘플의 곡. 조 샘플 스스로도 여러 차례 리메이크하며 우려냈지만(?) 리듬, 멜로디 등 기본이 워낙 좋은 곡이어선지 그때마다 다른 맛이 나는 곡이다.

‘Freedom At Midnight’ 데이비드 베누아 David Benoit

데이비드 베누아가 1987년 발표한 곡으로 그의 대표 곡 중 하나다. 스무드 재즈의 기본 룰이 있다면 아마도 이렇지 않을까 싶다. 실용음악 강사들이 학생들에게 많이 권장하는 곡 중의 하나기도 하다.

‘Bossa Baroque’ – 데이브 그루신 Dave Grusin

GRP 레이블 데이브 그루신 사장님의 명곡. 인트로 부분만 들어도 ‘아 이 노래구나’할 만큼 CF 등 각종 방송에서 접했던 곡이다. 1985년도 곡이지만 아직도 세련된 느낌이 물씬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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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by 황태연(재즈공연기획자·재즈칼럼니스트) tr5uble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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